[물향기편지] 서초동 촛불에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보다

2
20190922 성호초등학교 총동문회 축사
2019.09.24
유치원·초등 저학년 체육의 향후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 포스터
자료집) 유치원·초등 저학년 체육의 향후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
2019.10.01

[물향기편지] 서초동 촛불에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보다

71001179_2558517344232205_3878178107613511680_n

 

 

3년 만에 다시 촛불을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 시대에 여당 국회의원인데도 촛불을 들 줄은 몰랐다. 검찰개혁을 위한 촛불 하나를 보태는 심정으로, 시민의 한 사람으로 소박하게 오산 지역구의 몇몇 분들과 서초동으로 나갔다. 6시 조금 넘어 교대역에 도착했을 때 이미 군중들은 넘쳐났다. 서로가 서로에 놀라워했고 어둠이 질 무렵 촛불시민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 지난 50여 일간 정치검찰의 행태에 답답해하고 분노했던 시민들이 3년 만에 촛불을 들고 서초동으로 나온 것이다. 참여인원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지만 그냥 어마어마한 촛불 인파로 표현하면 될 것 같다. 여기에 현장에 오지 못한 국민들을 감안하면 검찰개혁에 대한 민의는 확실히 표출되었다고 생각한다.

이토록 어마어마한 촛불시민들이 모인 이유가 무엇일까? 세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겠다.

첫째, 정치검찰에 대한 분노 때문이다. 국민과 통치권자인 대통령 위에 군림하는 정치검찰을 국민들이 목도하면서 검찰의 권력 남용에 대한 분노가 3년 만에 촛불을 들게 만들었다고 본다. 촛불민심의 분노에는 믿었던 윤석열 총장의 배신에 대한 실망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둘째, 검찰개혁에 대한 열망 때문이다. 검찰개혁은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1호가 될 만큼 정의로운 국가를 위해 필수적인데, 검찰이 개혁 주체는커녕 개혁 대상이 된 현실을 목도한 시민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검찰개혁을 위해 나선 것이다.

셋째, 검찰개혁의 마지막 기회라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실패한 검찰개혁을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하지 못하면 결국 검찰에게 되치기 당하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도 물 건너 갈 것이라는 위기감이 3년 만에 어마어마한 촛불을 모이게 했다고 본다.

3년 만에 모인 촛불집회는 3년 전과 세 가지 면에서 확연히 달랐다.

첫째, 3년 전 촛불집회는 조직적이었고 각 정당들과 여러 분야에서 깃발을 들고 참여했지만 이번엔 개별적인 참여로 대조를 이루었다. 향후 조직적 참여가 예상되고, 3년 전 촛불을 능가하는 인원이 참여하게 되면 지금 갑론을박 중인 참여 숫자가 얼마나 부질없는 숫자놀음인 줄 알게 될 것이다.

둘째, 20대의 참여가 3년 전에 비해 크게 낮았다. 조국 파동을 보며 공정과 정의에 의문을 갖게 된 20대가 실망하고 분노한 나머지 촛불 현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3년 전처럼 20대가 정치에 희망을 갖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관심을 갖도록 하려면 검찰개혁을 성공시켜 국민의 힘으로 바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셋째, 3년 전에 비해 더 견고해진 촛불민심이다. 3년 전엔 국정농단 규탄과 정권교체를 위한 촛불이었다면 이번엔 검찰개혁을 정조준하고 있다. 즉 구체적 사회개혁을 표방하며 오로지 검찰개혁을 외치며 아스팔트 위에서 몇 시간을 견뎌내는 시민들은 검찰의 공권력 남용에 대해 한결같이 분노하고 있었다. 마치 사전에 연습이라도 한 듯 무서운 표정이었다.

어마어마한 촛불에 놀란 윤석열 총장은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검찰개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조국 가족 수사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메시지에 진정성이 보이지 않고 오히려 국민들과 싸우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유감이다. 윤석열 총장은 검찰이 개혁의 주체가 되어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서 국민들이 신뢰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항간에 떠도는 ‘정경심 기소 후 윤석열 사퇴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길 촉구한다.

어마어마한 서초동 촛불은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에게 검찰개혁의 속도와 자신감을 불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국민을 보고, 국민을 믿고, 검찰개혁에 매진하여 국민과 함께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결기를 보여야 한다. 역사의 주인은 국민이고, 국민에 의해 역사는 발전한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도구일 뿐이다. 촛불인파를 두고 숫자놀음하는 한심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다시 국민들의 철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근데 검찰개혁을 반대하는 맨 앞에 서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 한결같이 지난 시절 국정농단 부역자 내지 공범자들인 사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3년 전에도 촛불정신을 부인했고 촛불시민을 폄하한 결과 박근혜 정권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역사적 교훈을 금세 잊고 있다. 어리석은 자들이다.

가을은 촛불 들고 거리에 나가기 딱 좋은 계절이다. 9월의 끝무렵, 시민들과 함께한 즐거운 거리축제를 생각하니 다시 가슴이 설렌다. 국민이 무섭고 위대하다. 3년 전처럼 이번에도 국민들이 승리할 것이다.

더 큰 오산으로 보답하겠습니다 - 국회의원 당선자 안민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