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향기 편지] 재외동포교육지원법, 10년 만에 통과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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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향기 편지] 재외동포교육지원법, 10년 만에 통과되다.

표결

10월의 마지막 밤을 기분 좋게 보냈습니다.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제가 대표로 발의한 법안이 6개나 통과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늘 ‘앵무새는 몸으로 말하고, 국회의원은 법으로 말한다’라고 농담하듯 말하는데, 국회의원은 법으로 자신의 철학과 가치를 담아야 하고 입법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국회의원은 입법활동을 하는 직업일 뿐이라고 생각해서 특별히 선망의 대상이 되거나 존경받아야 할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좋은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좋은 국회의원입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법 이외 나머지는 일장춘몽에 불과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10월 31일 통과한 6개의 법안 중 재외국민교육지원법은 10년간의 긴 시간에 걸친 노력 끝에 통과되었습니다. 해외 한글학교와 한국학교 지원을 위한 법인데 이 법의 통과되어 유초중고 1만 4천여 명의 학생들을 위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법적인 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해외동포 자녀교육을 위해 초선 시절부터 해외 한국학교를 다니기 시작하여 현재 전 세계 16개국 34개 한국학교를 거의 빠짐없이 방문했습니다. 각 학교들의 민원을 듣고 최선을 다해 해결하려고 하여 관계자들과 인간적 신뢰 관계를 쌓아온 지도 10년이 넘었습니다. 법이 통과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오산 후배인 홍성욱 중국 광저우 총영사가 “민석 형이 대표 발의한 재외 국민교육에 관한 법이 통과되었네요. 축하드립니다. 민석 형은 이제 해외교포들의 우상이 되겠어요”라는 문자를 보내올 정도로 이 법은 해외에서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저는 1만 4천여 명의 학생들이 글로벌 전사라 믿고 이들에게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인재 육성을 지향하는 한국의 외고가 입시학원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는데 해외 한국학교를 잘 육성하면 굳이 외고가 있어야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재외동포교육지원법이 통과되는 데 10년이나 걸린 사연은 매우 복잡합니다. 예산 문제, 정치적 문제로 반대가 강했기 때문입니다. 최초로 법안을 발의한 것이 2009년이었고 2019년에서야 통과되었으니 꼬박 10년이 걸렸습니다. 18대 국회 4년 동안 저는 교육위원회 야당 간사로 나름 맹활약하던 때여서 어찌 보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었습니다. 여야 의원들과 정부를 설득해서 겨우 교육위원회를 통과했고, 통상적으로 해당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은 법사위를 거쳐 본 회의를 통과하는 게 당연하므로 저는 안심하고 또 기대하였습니다. 그때가 18대 마지막 국회였는데 법사위로 올라간 재외동포교육지원법이 폐기된 것을 19대에 들어와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18대 국회가 처리해야 할 법안이 너무 쌓여 민생법안들을 중심으로 여야가 합의하여 처리했다는 것입니다. 어이가 없었지요.

재외한국학교이사장들과 저는 19대 국회에서 다시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작정하고 일단 법안을 재발의했고,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약속했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후에 쉽게 법이 통과되리라고 기대했습니다. 저는 이미 18대 교육위원회에서 합의하여 통과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19대 국회에서 우선적으로 처리할 것을 피력했지만,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반대로 결국 19대 국회에서는 상임위원회의 벽조차 넘지 못하고 폐기되고 말았습니다.

20대 국회에 들어와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전의를 불태웠으나 해외 한국학교 관계자들이 너무 지친 나머지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가 회의적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당시 재외 한국학교 이사장협의회 회장이신 정희천 상해한국학교 이사장께서 앞장서서 여야 의원들을 활발히 만나며 다시 불을 지피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 전 교육위원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번엔 무난하게 본회의를 통화할 것이라 예감했습니다. 사실 이번에도 통과하지 못하면 저는 양치기 소년이 될 수밖에 없어 포기할 요량이어서 한국학교 이사장들과도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힘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해외에 계시는 이사장님들이 급히 역사적인 본회의 통과 현장을 보시겠다고 하여 국회로 오셔서 본회의장 방청석에 앉아 계셨습니다. 결국 해외동포들과 학생들의 염원인 재외국민교육지원법이 통과되었습니다.

그동안 법 통과를 요구하며 국회에서 수차례 기자회견을 열었던 한국이사장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2012년 추운 겨울엔 국회 농성도 불사했을 만큼 이분들에겐 절실한 법이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먼 길을 와주신 구광모 이사장님, 초대 한국학교이사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하신 한삼수 천진한국학교 이사장님과 2대 회장인 정창호 대련한국학교 이사장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재외한국학교지원법 통과를 위해 함께 노력한 지난 10년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시월의 마지막 밤입니다.

더 큰 오산으로 보답하겠습니다 - 국회의원 당선자 안민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