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향기편지] 태봉국 철원도성 복원을 꿈꾸며

제가 작년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으로 선출되자마자 jtbc 스포트라이트 이규연 국장께서 축하 메시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읽어보니 단순한 축하 메시지가 아니라 보는 순간 가슴을 뛰게 하는 미션이 한 가지 담겨 있었습니다. 바로 태봉국 철원도성을 복원하는데 앞장서 달라는 당부였습니다. 제가 철원도성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 연유입니다.

한신대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저의 역사 멘토이자 약탈 문화재 환수운동 동지인 김준혁 교수에게 철원도성의 의미를 물었더니 남북의 평화 시대를 상징하는 문화유산이므로 꼭 복원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여러 간담회를 주최하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이규연 국장께서 철원도성 복원을 당부한 이유를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님께 철원도성의 가상도를 부탁드렸고 본청 위원장실에 걸었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실에 걸린 태봉국 철원도성 가상도

그리고 문화재청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철원도성 복원을 제안하였고, 뜻밖에 지난 9월 평양 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태봉국 철원도성 복원에 합의하였습니다. 이규연 국장의 철원도성 복원 제안이 7월에 있었고, 8월에 위원장실 벽면에 철원도성 가상도가 걸리고, 9월에 남북 정상이 철원도성 복원을 선언했으니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달인 10월에 국정감사 현장시찰의 일환으로 철원도성터를 방문했으니 철원도성 복원은 순조롭게 진행될 듯했습니다.

dmz 철원도성터

분단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DMZ, 그 군사분계선 중간을 가로지르는 태봉국 철원도성은 어느 한쪽만의 의지로는 복원할 수 없습니다. 특히 비무장지대의 지뢰 제거에만 3년이 소요되므로 그곳의 안전이 보장된 이후에나 복원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비무장지대 전역에 묻힌 지뢰가 230만 개에 이르고 정상적으로 제거하는 데는 200년이 걸린다 하니, 지난 70년간 남북이 서로를 향해 벌인 행위에 경악할 따름입니다. 애초 남북 관계가 좋았다면 국방부가 올해 철원도성 복원을 위한 지뢰 제거 작업을 시작하려 했지만, 아쉽게도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조만간에 철원도성 복원이 시작되어 분단의 상징인 DMZ가 남북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날 것을 기대합니다.

철원도성 복원은 지뢰 제거 후에도 최소 10년이 걸리는 민족적 사업입니다. 예산도 1조가량 예상됩니다. 그러나 복원이 가져오는 효과는 예산의 수십 배에 이를 것입니다. 철원도성 복원은 남북이 하나임을 알리는 민족 동질성 회복 사업이면서 동시에 세계에 남북평화를 선언하는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복원 후 철원도성은 세계적인 관광코스로 각광받게 될 것이고, 원산까지 이어지는 경원선의 중간역으로 남북 주민 간 교류와 화해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철원도성이 복원되면 최초로 남북이 공동으로 문화재청을 도성 터에 운영하는 꿈을 꿉니다. 이름은 고려문화재청으로 하면 좋을 듯합니다.

남북이 함께 철원도성을 복원하고 그곳에 민족정기의 향기가 짙게 배어나는 고려문화재청을 설치하는 한민족의 꿈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ㅡ태봉국 철원성에서ㅡ

텅 빈 가을 들녘

아스라한 전설

반란군 두목이 된 비운의 왕자

태봉국 철원성에서 그를 만나다.

영원한 평화가 깃든 평등 세계

대동방국을 꿈꾼 혁명가 궁예가

우뚝 선 채로 운명하였다는

삼방협을 바라보며

세월의 흔적을 쓰다듬는다.

천년 세월

사지가 찢긴 채로

평화와 평등을 간직한

한반도의 뜨거운 심장

철원성 끊어진 허리의 아픔이 저려온다.

미완의 혁명가 궁예

남북의 평화와 공존을 꿈꾸는 후예들

가을 햇살이 따사롭다.

더 큰 오산으로 보답하겠습니다 - 국회의원 당선자 안민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