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향기편지] 반환점을 돌며

문재인 정부가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여전히 조국사태의 여진이 언론의 주요 기삿거리가 되고 검찰개혁을 두고 펼쳐진 진영 간 첨예한 대결이 사그라질 줄 모르고 있습니다. 언론들의 문재인 정부 절반에 대한 평가가 인색하지만 그렇다고 야당으로 민심이 기우는 것도 아닙니다. 촛불을 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민심이 모아져 만든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를 국민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으려는 듯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부패한 권력 앞에 결연히 일어난 민초들의 저항정신과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열망을 남은 기간 한시라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처음처럼.

 

지난주 고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회장이셨던 이기명 회장님께서 칼럼을 통해 다음과 같은 글을 올리셨습니다.

 

< 국정 농단은 다 알 것이다. 박근혜를 감옥에 보낸 역사적인 사건이다. 박근혜와 최순실의 국정 농단을 밝혀내지 못했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었을까. 소름이 돋는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안민석 의원이다.

 

국정 농단이 있기 전만 해도 안민석 의원을 잘 몰랐다. 국정 농단과 촛불시위. 안민석 의원의 몸을 던진 활동.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최순실 밑에서 벌벌기는 고위 관리들. 나는 안민석 의원이 해외를 다니며 국정 농단과 관련된 비리를 파헤치고 다닐 때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어디서 무슨 일 당하는 것이 아닌가 해서다.

 

악수 한 번, 대화 한 번 나눈 사이도 아니데 가슴을 조이며 그의 안위를 걱정한 것은 그가 하는 일이 나라를 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앞일은 모른다지만 그가 밝혀낸 국정 농단의 비리는 이 나라를 바로잡은 계기가 됐다. 계속해서 좋은 정치를 펼치길 기원한다.>

 

이기명 회장님의 글을 읽으며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갑니다. 정유라를 잡기 위해 프랑크푸르트 은신처 앞에서 독일 총영사관 경찰영사와 함께 소변을 참아가며 하루 종일 뻗치기를 하기도 했고, 최순실의 페이퍼컴퍼니 제보를 받고 주진우 기자와 함께 하루 종일 걸리는 네덜란드 거리를 차로 달리기도 했습니다. 지금 계엄령을 모의한 죄로 지탄받고 있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작품으로 짐작되는 박근혜 청와대의 간호장교를 찾아 텍사스 샌안토니오 미군부대에 잠입하기도 했지요. 신변의 위협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국정 농단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집념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실제 독일 숙소에서 한 아랍인이 내게 다가와 ‘Are you Mr. Ahn?이라 묻고 사라졌던 일은 아직도 미스터리한 소름 끼치는 기억입니다.

 

반환점을 도는 이즈음에 우리는 국정 농단을 규탄했던 촛불의 함성,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나라’를 외치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지난 2년 6개월 동안 촛불민심의 요구가 충족되었더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아직도 70-80%를 유지했을 것입니다. 만약 대통령 당선 직후 구성되어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기획위원회를 좀 더 참신하고 혁신적인 인사들로 구성했더라면, 집권 초기에 검찰개혁을 포함한 강력한 혁신 드라이브를 걸었고 개혁이 상당 부분 이미 성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촛불민심은 검찰개혁, 언론개혁, 재벌개혁, 교육개혁 4대 개혁을 요구했으나 집권 초기 타이밍을 놓친 결과 지지부진하게 되었습니다. 언론개혁과 재벌개혁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검찰개혁은 조국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지만 아직 힘든 사투를 벌이고 있고, 교육개혁도 이제 막 닻을 올리고 있습니다. 집권 초반에 강력하게 추진했더라면 별다른 저항 없이 성과를 충분히 낼 수 있었던 개혁 아젠다들을 개혁 동력이 떨어진 지금 시점에 하려다 보니 저항이 만만치 않고 항시 진영 대결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만약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동안 4대 개혁 아젠다를 사활을 걸고 추진했더라면 80%에 이르렀던 대통령의 지지도를 바탕으로 지금쯤 나라다운 나라와 정의로운 나라를 외쳤던 촛불들의 함성에 답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참 아쉽습니다. 최근엔 최순실이 손석희 사장과 저를 고소할 정도로 역사는 퇴행하고 있습니다. 적폐 세력들은 아직도 국민을 우습게 알고 다시 똬리를 틀고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지난 절반은 이미 지났습니다. 앞으로 절반이나 남았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얼마 남지 않은 총선 결과에 따라 문재인 정부 개혁 아젠다의 성패와 국가의 운명이 결정될 것입니다. 여전히 탄핵을 부정하는 정치세력이 문재인 정부를 흔드는 현실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를 소원하는 세력이 총선에서 이기고 비핵화의 꿈을 반드시 이루어야 합니다. 가진 자와 기득권의 편이 아닌 서민의 편에서 서민정치를 하는 정치세력이 총선에서 승리하도록 해야 합니다. 총선 승리를 통해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나라’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다가온 시간의 성공을 위해 지나온 절반의 시간을 돌아보고 성찰하여 함께 초심으로 돌아갑시다. 저부터 신발 끈을 다시 매겠습니다.

더 큰 오산으로 보답하겠습니다 - 국회의원 당선자 안민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