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의 어명이시다. 국정교과서를 중단하라!

역사 교과서 논쟁이 뜨겁습니다. 2015년 가을에 벌이지는 역사 논쟁을 훗날 어떻게 평가할까요? 설마가 사람 잡듯 국정교과서가 온 나라를 삼키고 있습니다. 청년실업도 가계부채도 남북문제도 그리고 오픈 프라이머리도 블랙홀처럼 삼켜버렸습니다. 민생은 제쳐두고 굳이 역사전쟁을 불러올 것이 뻔한 국정교과서를 강행하는 의도를 대통령이 주장하는 ‘올바른 교과서’라고 누가 순전히 믿겠습니까?

이명박 정부 시절 국사 편찬 위원장을 역임한 정옥자 전 서울대 교수와 이태진 전 서울대 교수 두 분께서 국정교과서를 지난 주에 신랄하게 비판하셨습니다. 정옥자 교수님은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이 좌편향되었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 ‘가소롭고 한심하다’라고 직격탄을 날렸고, 이태진 교수님은 현행 교과서는 박근혜 정부 초기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에서 가본을 가져가 열흘동안 검토를 마친 사실을 폭로하셨습니다. 저는 원로 역사학자인 이태진 교수께서 거짓말을 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과 장관들은 자기들이 고친 역사 교과서를 스스로 부정하며 좌편향되었다고 하는 셈이지요. 그런데 제가 지난 주 예산결산위원회 질의를 통해 국무총리와 교육부장관에게 청와대가 검토했던 사실에 대해 물었더니 ‘처음 듣는다’라고 했으니 대한민국 국무위원의 도덕성과 정의감의 수준이 한심할 따름입니다.

국정교과서 논란은 거짓 해명이 거짓을 낳으며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특히 국정교과서 관련하여 사용된 비용 44억원을 예비비로 국무회의에서 몰래 의결한 것을 두고 야당 의원들이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예비비 특성상 차기 년도 결산 시 보고토록 되어 있고, 자료를 공개 한 전례가 없다고 거짓말하여 지난 일 주일간 논란이 벌어 졌습니다. 심지어 자료 제출 거부에 대해 예결위 첫날 두 차례 정회 소동까지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저희 방 보좌진들이 메르스 예비비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예비비를 국무회의 통과 직후 정부가 공개하였다는 사실을 밝혀 내어 정부의 거짓이 밝혀 졌습니다. 아직도 예비비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정부와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야당 간에 다음 주도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데, 정부가 예비비 세부 내용을 숨길수록 의혹은 증폭되어 갈 것입니다.

때가 때인 만큼 산수화 가을 단합대회에도 국정교과서 반대가 적힌 현수막을 펴고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산수화 모임은 2010년 제가 제안하여 오산.수원.화성의 정치인들이 정조의 개혁정신을 따라 정치하며 상호 협력하자는 뜻에서 국회의원, 시장, 시.도의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수원화성, 용주사 융건릉, 독산성의 정조문화 유산을 둘러보며 함께 기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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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을 맡은 정조 최고 전문가인 한신대 김준혁 박사께서 “국정교과서는 두 가지 점에서 문제이다. 첫째,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부정하는 점이고, 둘째는 유네스코가 권고하는 문화의 다양성을 거부하는 것이다.” 라고 주장하셨습니다. 많은 역사 전문가와 교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정교과서를 강행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보며 국민들은 박정희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리더십을 연상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역사전쟁을 벌이고 있는 2015년 가을을 후세가 어떻게 평가할까요?

가을이 깊어 가네요. 저는 예산 전쟁의 선두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11월 첫날 새벽에

 

더 큰 오산으로 보답하겠습니다 - 국회의원 당선자 안민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