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나쁜 사람들의 치밀한 협력 프로젝트

[한겨레21] 201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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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람들의 치밀한 협력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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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8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안민석 의원은 처음으로 정유라 관련 특혜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정부가 부인하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면서 의혹은 수면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이제 그의 의혹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10월 20일,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그를 만나보았다.

Q.정유라 관련 승마 특혜 의혹은 어떻게 처음 접했나.

A.2014년 1월 모임에서 한 신부님이 “정윤회씨 딸 때문에 승마계가 난리 났다. 그것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이 경질됐다.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당시 내 상임위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여서 관심 갖고 승마인들을 만나봤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2013년 4월 상주 전국승마대회 뒤 “왜 정유라에게 점수를 그렇게 줬느냐”고 심판들을 조사했다더라.

의심이 갔다. 심판들을 만나봤더니 청와대와 연결돼 있었다.

 
 
Q.

상주 승마대회 이후에 문체부 ‘살생부’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A.

2013년 상주대회 한 달 뒤인 그해 5월 승마계 살생부가 나돌았다. 작성자는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다. 박 전 전무는 승마계에서 도덕적 평가가 좋지 않다. 2008년엔 공금 횡령 혐의로 실형을 받았다. 

그가 승마계에서 재기하기 위해 최순실씨 손을 잡는다. 이때부터 박 전 전무와 최순실씨가 함께 정유라씨를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를 만들려고 승마협회 장악에 나선 것이다.

 
 
Q.

이후 김종 문체부 2차관이 임명되는데.

A.

2013년 9월 임명된 김종 차관은 갑자기 체육계 4대 비리 척결을 내세운다. 결국 체육계 비리 척결을 빌미로 승마협회를 정리하고 박원오 전 전무 중심의 승마협회를 만들려 한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박원오 전 전무 중심으로 승마협회가 재편된다.

상황이 이러니 심판들이 눈치를 보고 알아서 점수를 준다. 정유라씨는 이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가 된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정유라 국가대표 만들기’라는 1차 프로젝트가 성공한다.

 
 
Q.

‘정유라 국가대표 만들기가’가 1차 프로젝트라면 2차 프로젝트는 뭔가.

A.

정유라씨가 국가대표가 되는 것은 1단계 목표였다. 그다음은 대학 입학이다.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은 한 개인이 잘못하더라도 나머지 3명이 잘하면 메달을 딸 수 있다. 정유라씨는 2014년 9월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딴 금메달을 갖고 대학에 가려 했다.

처음에는 고려대 문을 두드렸다. 고려대에선 마장마술은 말에 좌우되는 측면이 많다며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고 했다. 중앙대에도 노크해 아시안게임 금메달 수상을 선발 과정에서 인정해줄 수 있는지 문의했다. 중앙대는 입시 요강 원칙에 따라 정유라씨를 뽑지 않았다. 이화여대 경우는 잘 알려진 대로다.

 
 
Q.그럼 김종 차관이 각종 구실을 한 것으로 보인다.

A.문체부 차관 평균 재임 기간이 13개월인데 지금 36개월째다. 이건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 없이는 불가능하다. 최순실씨 입김이 작용한 듯 하다.

그리고 2014년 4월 대정부질문에서 정유라씨 국가대표 선발 의혹을 제기한 뒤 엿새 만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내 주장을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고 반박한다.
 
Q.

김경숙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의 역할은 어느 정도인가

A.

대한체육회 통합추진위원회 위원으로 김 차관이 김 학장을 추천했다. 이화여대 승마 특기생 모집 학칙 개정에서 대학본부와 학과 사이에 연결고리 구실을 했다.

그리고 이화여대는 교육부의 지원사업을 거의 싹쓸이한다. 정유라씨에게 특혜를 베풀고 그것의 보상으로 이화여대가 교육부에서 예산을 대대적으로 지원받은 것이다.

 
 
Q.

의원님은 무려 2년 동안이나 이 문제를 추적해 오셨는데요. 마지막으로 남기실 말씀은?

A.

최순실씨 처지에서 보면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보다 대학 입학 문제가 더 중요했을 것이다. 그래서 박원오 전 전무를 통해 딸이 국가대표가 되고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를 이뤘다.

 다음은 어떻게 대학을 갈지인데, 정상적이고 공정한 방법이 아니었다.

특혜는 없었다는 이화여대 총장의 사퇴 발언을 보면 아직도 그들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고 있다. 검찰 수사와 교육부 감사에서 밝혀야 한다.

원문 / 성연철 한겨레21 기자

편집 및 제작 / 신동윤

 

더 큰 오산으로 보답하겠습니다 - 국회의원 당선자 안민석 드림